2030세대를 위한 '페스트' 해석 (불안, 자유, 실존)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는 단순한 전염병 이야기를 넘어, 인간의 실존적 고민과 윤리적 선택을 깊이 있게 조명하는 고전입니다. 특히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2030세대에게 이 작품은 더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불안과 위기의 시대, 우리는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가? ‘페스트’는 바로 이 질문에 응답합니다. 이 글에서는 카뮈가 『페스트』를 통해 전하고자 한 철학적 통찰을 ‘불안’, ‘자유’, ‘실존’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해석합니다.

 

 

 

불안한 시대, 리외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불안)

 

불안에 맞서는 행동의 상

 

 

 

『페스트』는 알제리의 가상 도시 오랑에서 갑자기 발생한 전염병으로 시작합니다. 시민들은 처음엔 믿지 않으려 하지만, 상황은 점점 심각해지고 도시가 봉쇄되면서 진짜 위기가 시작됩니다. 이 과정은 현대 2030세대가 겪은 팬데믹과 매우 유사합니다. 갑작스러운 사회 변화, 일상의 붕괴, 정보에 대한 혼란과 두려움은 모두 낯설지 않은 경험입니다.

카뮈는 이처럼 불확실성과 공포 속에서도 주인공 리외를 통해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선택’을 제시합니다. 리외는 의사로서 끝까지 환자 곁을 지키며, 두려움에 휘둘리기보다는 행동을 선택합니다. 2030세대에게 이 메시지는 중요합니다. 취업난, 주거 불안, 기후 위기 등 불안의 요소가 일상에 가득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카뮈는 말합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불안을 견디며, ‘지금 해야 할 일’을 하라고.

특히 주목할 점은 ‘영웅적인 행동’이 아닌 ‘일상적인 책임’입니다. 리외는 특별한 영웅이 아닙니다. 그는 단지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낼 뿐입니다. 이 점은 ‘큰 꿈을 꿔야만 성공’한다고 강요받는 2030세대에게 진정한 위로와 통찰을 전합니다. 불안은 인간의 본성이지만, 그 불안 속에서도 성실히 행동하는 것이 바로 카뮈가 말하는 윤리입니다.

 

 

 

자유란 무엇인가, ‘선택’의 철학 (자유)

카뮈의 작품에서 ‘자유’는 매우 중요한 주제입니다. 특히 『페스트』에서는 선택의 자유가 철저히 제한된 환경에서도 인간이 어떻게 ‘자유로운 존재’가 될 수 있는지를 탐색합니다. 오랑 시민들은 도시의 봉쇄로 인해 이동의 자유도, 말할 자유도 잃게 됩니다. 그러나 카뮈는 그 속에서도 ‘내면의 자유’는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2030세대는 비교적 물리적 자유는 많은 시대에 살고 있지만, 오히려 심리적으로는 억압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쟁과 효율을 강요하는 사회, SNS를 통한 타인의 삶과의 비교는 자유를 위축시킵니다. 이런 환경에서 ‘페스트’는 깊은 울림을 줍니다. 외부 조건이 자유를 제한하더라도, 선택하고 판단하는 주체로서의 자유는 여전히 우리 안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웁니다.

타루, 라무르, 랑베르 등 ‘페스트’의 다양한 인물들이 보여주는 행동 양식은 자유에 대한 카뮈의 철학을 구체화합니다. 이들은 모두 다른 이유로 다른 선택을 하지만, 각자의 방식대로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갑니다. 카뮈는 이를 통해 진정한 자유란 ‘무엇을 선택하느냐’보다 ‘왜 그렇게 선택하는가’에 있다고 말합니다. 자유는 단순한 권리가 아니라, 책임 있는 선택을 통해 완성된다는 메시지는 지금의 2030세대가 새겨야 할 통찰입니다.

 

 

 

실존주의적 응시, 삶의 의미는 행동 속에 있다 (실존)

 

실존적 질문과 응시의 순간

 

 

 

『페스트』는 실존주의 문학의 대표작 중 하나로 평가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실존이란, 인간이 본질 없이 태어나 각자의 선택과 행동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창조해나간다는 생각입니다. 카뮈는 “인간은 반항하는 존재다”라고 말하며, 삶의 부조리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맞서는 자세를 강조합니다.

2030세대는 인생의 방향성을 잃기 쉬운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학업, 취업, 관계 등 다양한 문제 속에서 삶의 의미를 묻지만,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한 채 방황하기도 합니다. 『페스트』는 이 방황 자체가 삶의 일부이며, 그 안에서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가는 것이 실존이라는 철학적 태도라고 말합니다.

주인공 리외의 삶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그는 개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집단의 아픔을 함께 나눕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사는지를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카뮈는 이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가치를 ‘행동’이라는 방식으로 증명합니다.

즉, 실존은 정해진 진리나 답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한 세계 속에서도 끝까지 고민하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카뮈가 2030세대에게 전하는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삶이 고통스럽고 무의미해 보일 때, 그 안에서도 ‘의미를 만들 수 있는 존재’로 살아가는 것, 그것이 실존주의자의 길입니다.

『페스트』는 과거의 소설이지만, 지금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집니다. 불안한 현실, 제한된 자유,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카뮈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답은 없지만, 행동은 가능하다.” 그리고 그 행동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실존의 출발점입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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